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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어로는 아니지만 진짜 영웅 - 2024년 꼭 봐야 할 K-드라마 ‘히어로는 아닙니다만’

by lovelysh 2025. 6. 5.

‘히어로는 아닙니다만’은 전형적인 K-드라마의 공식을 과감히 벗어난다. 대부분의 드라마가 자극적 전개와 판타지 요소로 시청자의 관심을 끄는 반면, 이 작품은 조용하고 진정성 있는 이야기로 깊은 감동을 남긴다. 초능력이라는 설정은 이야기의 중심이 아니라 상징일 뿐이며, 진짜 이야기는 우리의 일상 속에서 어떻게 서로를 지키고, 용서하고, 살아가는가에 관한 것이다. 인간적인 결함을 지닌 인물이 어떻게 진정한 의미의 ‘영웅’이 될 수 있는지를 담담하게 그려낸 이 드라마는, 당신이 간과해온 삶의 가치를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평범한 일상 속 비범한 용기와 사랑

복귀주(장기용 분)는 한때 타인의 감정을 읽을 수 있는 능력을 지녔다. 하지만 심리적 트라우마로 인해 그 능력을 잃고, 평범한 가장이자 아들, 형, 동료로 살아간다. 그가 지닌 과거의 초능력보다 더 중요한 것은, 현재의 그가 보여주는 작은 결심들이다. 말없이 가족을 챙기고, 무너진 관계를 복원하려 노력하며, 실패를 반복하면서도 다시 일어서는 그의 모습은 우리가 알고 있는 평범한 인간들의 초상이다.

특히 아버지와의 갈등, 동생과의 거리감, 자녀 교육에 대한 고민 등 현실적인 문제들이 드라마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 있어 많은 시청자들이 자신을 투영할 수 있다. 히어로라는 단어를 마블이나 DC 속 캐릭터로만 떠올렸던 사람들도, 복귀주의 삶을 보며 ‘내 삶 속에도 그런 사람이 있었구나’ 하고 떠올리게 된다.

그의 진짜 능력은 타인을 이해하려는 노력이다. 공감의 기술은 능력보다 더 희귀하며, 이 드라마는 그 가치를 조명하는 데 성공한다.

섬세한 연출과 감정의 결을 살리는 이야기 구조

감독 조현탁은 극적인 장치보다 감정의 흐름을 중시한다. 대사 하나 없이 마주 앉은 장면, 가만히 손을 잡는 장면, 식탁에 함께 앉아 밥을 먹는 순간들. 그런 일상의 조각들이 하나씩 쌓여 복귀주의 내면을 보여준다. 시청자는 그의 외로움과 갈등을 직접 느끼게 되고, 그가 조금씩 변해가는 과정에서 함께 성장하는 기분을 경험한다.

조연들의 서사도 가볍게 그려지지 않는다. 어머니의 억눌린 희생, 동생의 자격지심, 아들의 외로움까지 각각의 캐릭터가 복귀주와 맞물리며 정교한 감정의 망을 이룬다. 이로 인해 주인공만이 아니라 모든 인물이 입체적으로 다가온다.

또한 복귀주의 초능력이 다시 돌아오는 과정을 다룰 때, 드라마는 마치 ‘치유’와도 같은 메시지를 전한다. 능력이란 외적인 것이 아니라 내면의 회복에서 비롯된다는 상징적 의미를 통해, 시청자는 진정한 자기 회복의 정의를 생각해보게 된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이야기, ‘히어로는 아닙니다만’

오늘날, 우리는 큰 성과나 특별한 재능이 없다면 스스로를 하찮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이 드라마는 그렇게 말하지 않는다. 하루하루 버텨내는 것, 후회를 인정하고 사과하는 것, 사랑을 말하지 않아도 행동으로 표현하는 것—이 모든 것이 곧 ‘영웅적인 행동’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

‘히어로는 아닙니다만’은 감정적으로 소진된 현대인에게 위로가 된다. 극적인 성공이나 화려한 반전 대신, 드라마는 이렇게 말한다. “괜찮아. 너는 잘하고 있어. 그리고 이미 누군가의 영웅일 수도 있어.” 이 말 한 마디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이 드라마는 큰 울림을 준다.

특히 가족 간의 오해, 직장 내 갈등, 사회적 실패에 대한 공감 요소가 많아 30~50대 시청자층에게 깊은 공감을 얻는다. 그러나 인간의 내면을 조명하는 이야기는 세대를 초월하며, 누구에게나 유효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히어로는 아닙니다만’은 K-드라마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다. 작지만 진실된 이야기, 과하지 않지만 오래 남는 감정, 그리고 무엇보다 ‘사람’에 대한 존중이 이 드라마의 가장 큰 매력이다. 자극보다 여운을, 화려함보다 진심을 원하는 당신에게 꼭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