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어로는 아닙니다만’은 초능력을 소재로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관계의 회복, 상실의 극복, 그리고 가족애에 초점을 맞춘 감성 판타지 드라마다. 한때 특별한 능력을 가졌지만 지금은 상처와 현실에 눌려 살아가는 가족 구성원들이 서로를 통해 다시 치유받아가는 여정을 보여준다. 외부에서 등장한 의문의 여성 도다해는 이들의 정체성과 관계를 다시 마주하게 하는 존재로 작용하며, 드라마 전반에 걸쳐 감정의 농도를 깊게 만든다. 복가라는 가족의 이름처럼, 이 작품은 복잡한 현실 속에서 진짜 ‘가족의 힘’이 무엇인지에 대해 조용히 되묻는다. 각자의 아픔과 후회를 품은 인물들이 다해라는 변수와 부딪히며 관계를 다시 쓰는 과정은 단순한 로맨스나 히어로물 이상의 정서를 담아낸다. 어딘가 모르게 낯설고, 동시에 익숙한 이 이야기 속에서 시청자는 자신의 상처와 감정도 자연스레 들여다보게 된다.
👥 등장인물 소개
복귀주는 시간여행 능력을 가진 초능력자였으나 아내의 죽음 이후 능력을 상실하고 삶의 목적을 잃었다. 그는 외견상 무기력하지만 내면엔 아직 회복되지 않은 상처와 가족에 대한 책임감이 자리한다. 도다해는 비밀을 품은 인물로 처음엔 의도를 숨기고 복가에 접근하지만, 복가 사람들과 부딪히며 점차 진심을 드러낸다. 복만흠은 예지몽을 꾸는 능력을 잃은 어머니로, 불면증과 노화로 과거의 명확함을 잃었으며, 복동희는 비행 능력을 가졌으나 체중 증가와 자존감 저하로 인해 더 이상 날지 못한다. 복기나는 초능력을 물려받지 못한 채 스마트폰에 빠져 있는 귀주의 딸로, 무관심 속에서 성장하지만 점차 변화한다. 엄순구는 초능력 없는 아버지지만 이 가족을 묵묵히 지탱하는 따뜻한 존재다. 이 가족 모두는 능력을 잃은 채 현실과 타협하며 살아가지만, 각자의 상처와 후회를 통해 성장하고 연결되어 간다.
📖 줄거리
과거 특별한 능력을 자랑하던 복가 식구들은 상실과 무력감 속에 살아가고 있다. 귀주는 시간여행 능력을 상실하고 무기력한 삶을 이어가며, 가족들은 점차 정서적으로 단절된다. 이때 도다해가 이 가족의 삶에 개입하면서 이야기는 본격적으로 전개된다. 다해는 처음엔 의심을 받지만 진심으로 복가 사람들과 관계를 쌓으며 각자의 상처를 헤아리게 된다. 귀주는 다해를 통해 감정을 회복하고 딸 기나와도 점차 가까워진다. 가족 구성원 간 오랜 갈등은 감정의 폭발을 통해 드러나고, 이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가족은 다시 하나로 모이기 시작한다. 다해는 가족과의 시간을 통해 과거 자신의 상처도 직면하게 되고, 복가의 사람들은 그녀를 통해 잊고 있던 ‘함께 있음’의 의미를 되찾는다. 시간은 흐르지만 감정의 복원은 가능하다는 메시지가 이야기 전반에 깔려 있으며, 이는 후반으로 갈수록 더 강하게 드러난다.
🔚 결말
드라마의 마지막은 극적인 반전과 감정의 정점을 동시에 보여준다. 화재 사고에서 귀주가 실종되며 모두가 그의 죽음을 받아들인다. 그러나 다해는 능력을 지닌 아들과 함께 다시 등장하고, 아이는 공을 “어제로 되돌렸다”고 말한다. 아들의 능력은 시간의 일부를 복원하는 힘이며, 그는 “아빠도 데려올 수 있냐”는 말과 함께 귀주를 다시 현실로 이끈다. 이 장면은 단순한 판타지 연출을 넘어, 사랑과 기억이 시공간을 초월할 수 있다는 상징으로 작용한다. 귀주의 재등장은 기적이라기보단 관계 회복의 완성을 상징하며, 다해와 아이, 그리고 복가 가족은 다시 진짜 일상으로 돌아간다. 초능력이 중심이 아니라 감정과 연결이 주인공이었던 이 이야기에서, 결말은 매우 조용하지만 강한 울림을 남긴다. 잃어버렸던 사람, 능력, 관계를 다시 회복하는 과정을 판타지라는 장르를 통해 아름답게 마무리한다.
✅ 결론
‘히어로는 아닙니다만’은 초능력을 다루면서도 진짜 힘은 정서적 연결과 진심이라는 사실을 일깨운다. 복가의 사람들은 각자의 상처로 인해 능력을 잃었지만, 다시 연결되며 마음의 능력을 되찾는다. 다해는 외부인이었지만 가장 중심에 서며 가족을 묶는 역할을 하고, 귀주는 다시 살아갈 힘을 얻는다. 결국 이 드라마는 눈에 보이는 힘보다 중요한 건 사랑과 믿음임을 강조한다. 누구나 상처받지만, 그 상처를 함께 안아줄 사람이 있다면 우리는 다시 일어설 수 있다. 이 이야기는 거창하지 않지만, 그래서 더 현실적으로 깊이 있게 다가온다. 히어로물이면서 힐링드라마로도 기능하는 이 작품은, 잔잔한 울림으로 우리의 마음을 두드린다.